열정만큼은 부러운 사람들 - 지식채널e 「행복한 오타쿠」

 

 

 

열정만큼은 부러운 사람들

- 지식채널e 행복한 오타쿠를 본 후

 

   오타쿠라는 단어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한가.보통 부정적이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로 많이 쓰인다. ‘너 오타쿠지.’라는 말은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또래 애들이 약간은 경멸의 의미를 담아서 하는 말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나 원래 오타쿠는 일본어에서 당신의 존칭인 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것이 가타카나로 쓰였을 때, 특정한 것에 몰두하고 다른 분야의 지식과 사교성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을 뜻하게 된다고 한다.

   처음, 오타쿠라는 이름으로 애니메이션이나 컴퓨터에 몰두하던 사람들이 소개되었을 때는 별종취급을 하긴 했지만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지 않았다고 한다. 1989년 자신의 성적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 4명의 유아를 연속 살인한 사건이 일반인들에게 오타쿠의 어두운 이미지를 심어준 계기였다고 한다. 범인인 미야자키 츠토무의 방에서 비디오 테이프와 만화가 가득 나왔으며 그가 속한 비디오 동호회에서 서로를 오타쿠라고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행복한 오타쿠에서 오타쿠의 뜻을 풀었던 것과 같이 요즘은 오타쿠가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즉 사교성이나 다른 분야의 지식이 결여되어있다는 옵션이 떼어진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부정적인 뜻이 축소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오히려 한 분야에 열중한다는 점은 오타쿠에게서 본받을 만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영상에서의 에반게리온 오타쿠 두 명을 봐도 알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노트북과 온갖 귀중품을 팔아 여행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들이 가진 것을 희생하면서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열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어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열중이라는 단어는 몸, 마음, 정신, 감정이 그 곳에 가있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모든 것이 온전히 한 곳에 가 있으려면 그 대상을 좋아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못 배길 것이다. 따라서 일이 너무 좋아서 일과 결혼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듣는 지경의 워커 홀릭이 아니라면, 진정한 의미에서 일에 열중하고 있다고 하기는 힘들다.

   물론 지금의 우리나라 사회는 취직할 때 대학교 전공조차 살리기 어려운, 힘든 사회라고 한다. 보통 사람들은 먹고 살기도 바쁘다. 열중까지는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보이고 싶은데,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꼭 열정 = 시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현실과 타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대로 한다면, 그 것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살기 바쁘고 팔 귀중품도 없어서 에반게리온 여행을 가지 못한 사람에게 에반게리온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다는 말을 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사람은 어떤 것이든 열정을 보일 만큼 좋아하는 일이나 대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정을 보일 것이 굉장히 사소한 것이어도 상관없다. 음악 장르, 가수, 애니메이션, 동물, , 화장품, 게임, 음식, 사진, 운동, 수집 …… 뭐든지 괜찮다. 이미 자신의 열정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모른다면 빠른 시일 내에 찾아라. 찾아봤는데도 열정을 쏟을 것이 하나도 없다고? 그렇다면 당신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다.

 

지식채널e 행복한 오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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